젊은 시절 미국에 이민을 온 박 모씨. 몇 해전, 먹을 것 입을 것 아껴가며 열심히 일해 모은 돈을 투자해서 버지니아 근교에 작은 상업용 건물을 구입했다. 노년을 맞아 거기서 나오는 임대료를 받아 안정적인 은퇴생활을 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런데 세입자 중 하나가 조금씩 월세를 밀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지난 달부터 월세를 아예 내질 않는 것이다. 직접 찾아가 독촉도 해보고, 월세를 못내면 가게를 비워달라고까지 서툰 영어로 말해 보았지만 차일 피일 미루기만 할 뿐 아무 소용이 없었다. 마침 그 자리에 새로 가게를 내려는 사람이 나타나 하루 빨리 계약을 하자고 하는데, 기존 세입자는 월세도 내지 않으면서 꿈쩍도 않고 영업을 계속하는 것이다. 건물주 박씨는 얄미운 마음에 어떻게든 내쫓고 싶지만 어찌할 바를 몰라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퇴거소송은 주법의 관할로 매릴랜드, 버지니아, 워싱톤 디씨가 모두 각각 고유한 이름과 절차를 따르고 있다. 버지니아의 강제퇴거 절차를 위한 소장은 ‘Summons for Unlawful Detainer’라고 부른다. 퇴거소송을 위해 법원에 소장을 접수하기 전, 건물주는 먼저 세입자에게 임대계약해지통고서를 보내야한다. 추후 재판과정에서 통고서의 사본을 재판부에 제출해야 하므로 발송 전에 미리 사본을 만들어 잘 보관한다. 통고서의 내용과 형식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될 경우 소송 자체가 기각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통고서를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임대차법 업무를 다루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법원에 소장이 접수되면 통상적으로 관할 보안관을 통해 해당 세입자에게 소장의 송달이 이루어진다. 첫 공판에선 판사가 건물주의 고소내용에 대한 세입자의 인정 여부를 확인하고, 세입자의 이의가 있을 경우에 재판일정을 정한다. 재판날짜는 판사를 납득시킬 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대개 1~3주 안으로 신속히 결정되며, 건물주의 추가설명서와 세입자의 답변서를 제출하는 법원접수 마감일도 이 때 결정된다. 추후 재판에서 퇴거명령판결이 확정되고 10일의 항소기간이 끝나면 강제퇴거집행요청서를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 법원의 퇴거명령은 관할 보안관의 감독 아래 집행된다. 퇴거소송은 해당 임대차계약이 주거용이냐 상업용이냐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다르고, 또 주거용일 경우에도 아파트인지 단독주택인지, 집주인이 몇 채 이상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지 등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다르다. 주거용 주택이나 콘도의 경우 건물주가 같은 지역 내에 열 채 이상(페어팩스나 알링턴 카운티 같은 경우는 네 채)의 임대용 주택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 일반 임대 아파트와 같이 버지니아주택임대차법(The Virginia Residential Landlord and Tenant Act)이라는 주법의 적용을 받는데, 그 외의 경우는 사인 간의 계약조건을 존중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처음 계약체결 시 계약서 상의 권리와 의무사항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복잡한 상업용 임대계약의 경우, 많은 한인들이 투자비용을 아끼느라 변호사의 도움 없이 무턱대고 작성을 했다가 낭패를 겪는 경우가 자주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1/01/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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