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1/2009

세입자의 퇴거소송

페어팩스 지역에 타운하우스를 임대해 월세 $2,000.00에 살고 있는 한인 김모 씨. 며칠 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난 뒤 안방 천정에 비가 새 얼룩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집주인에게 전화를 했으나 메시지를 남겨도 연락이 없었다. 전에도 자잘한 문제들이 있어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지만 매번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했던 집주인에게 화가 나 있던 차였다. 이번엔 작심을 하고 그 달로부터 시작해 월세를 내지 않았다. 이렇게 월세를 내지 않으면 집주인이 어쩔수 없어서라도 문제를 해결해주겠지 싶었다. 얼마 후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는데 문 앞에 퇴거소송 소장이 붙여있는 것이 아닌가. 금요일 아침 패어팩스카운티 일반지방법원에 출두하라는 서류였지만 혼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터라 시간을 내기도 어려웠고, 또 어차피 잘못한 것은 내가 아니라 집주인이라는 생각에 통지를 무시해버렸다. 얼마 후 관할 보안관에게서 강제퇴거명령을 집행한다는 연락이 왔다. 이제야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변호사 사무실을 찾았다.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 분쟁이 생기면 항상 서면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집주인이 집수리 등 임대계약서의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의무 이행을 요구하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증명우편으로 보내고 그 사본을 보관한다. 소송이 있을 경우, 아무런 증빙서류가 없다면 집주인의 계약불이행 사실을 증명하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이 때 집주인에게는 불이행을 시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시간적 여유를 주어야 한다. 만일을 대비해 주어진 시간 안에 수리를 해주지지 않을 경우 세입자가 직접 수리공을 고용해 수리를 하고 청구서를 보내겠다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실제 수리를 하게 된다면 물론 수리 내용와 비용 등은 합리적인 범위여야 한다. 예를 들어 천장 일부분에 물이 샌다고 지붕 전체를 모두 새것으로 교체를 한다거나, 얼룩이 생긴 카펫을 카펫청소 대신 최고급 카펫으로 교체를 하는 것은 합리적인 수준의 수리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수리하기 전 두군데 이상에서 견적을 받아 두는 것이 좋다. 수리가 끝나면 즉시 집주인에게 청구서를 보내 보상을 요구한다. 만일 보상을 거부한다면 소액재판을 통해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할 수 있다. 위 사례에서 언급된 김씨처럼 집주인의 계약불이행이 시정될 때까지 일방적으로 집세를 내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다. 오히려 집주인이 집세 체납을 근거로 퇴거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미 퇴거소송을 당했다면 절대 그냥 무시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첫 공판일에 법원출석을 하지 않으면 별도의 재판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퇴거명령이 내려질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퇴거소송은 주법의 관할이다. 따라서 워싱톤 디씨, 버지니아, 매릴랜드 등 3개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법규와 절차가 모두 다르다. 워싱톤 디씨와 매릴랜드 주의 경우, 상습체납자만 아니라면 재판이 끝난 다음이라도 퇴거명령집행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버지니아의 경우엔 그러한 법적 보호장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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